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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정보/about 과학

'목성'의 발견

이오의 화산 분출은 그 구성 입자들을 목성의 주변 공간으로까지 직접 방출시킬 정도로 매우 높이 솟아오른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입자들이 이오 주변에서 목성을 둘러싸고 있는 도넛 모양의 튜브를 형성하는 장본인인 듯합니다. 이 입자들은 원자 알갱이들로서 목성을 향해 천천히 나선 운동을 하다가 안쪽 궤도에 있는 아말테아 위성과 만나면, 모종의 화학반응을 통하여 아말테아의 표면을 붉게 물들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오에서 분출된 물질이 여러 차례 충돌과 응결의 과정을 겪으면서 격국 목성의 고리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하게 되는 듯합니다. 

인류가 목성에 거주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먼 미래에 이룩될 과학 기술의 진전을 생각한다면, 가스 구름 속을 떠다니는 거대한 풍선 속의 도시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달이 지구를 항시 같은 면을 보이면서 공전하듯이, 이오와 유로파도 목성을 향해 같은 면을 보이며 목성 주위를 궤도 운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위성들에 서서 목성이 있는 쪽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목성이 뜨지도 지지도 않은 채, 자신의 표면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장관을 관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목성의 위성들은 미래에 있을 인류의 탐사 계획에서 호기심의 원천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입니다. 

태양계가 성간 공간에 존재하는 가스와 고체 입자로부터 생성되었듯이, 목성 또한 그 형성 과정에서 많은 양의 가스와 티끌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태양 형성에 쓰이고 남은, 그렇지만 우주 공간으로 유실되지 않은 물질의 일부가 목성의 형성에 쓰였을 것입니다. 아마 목성이 이런 물질을 지금의 수십 배 정도로 많이 끌어 모을 수 있었다면, 지금쯤 목성 내부에서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목성은 현재와 같은 행성의 신세가 아니라 어엿한 별의 위엄을 자랑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 거대한 행성, 즉 목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입니다. 목성이 별이었다면, 지금 목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거의 두 배 이상을 목성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적외선 대역에서 보자면 현재의 목성은 그대로 항성이라고 취급해도 사실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빛을 방출합니다. 목성이 가시광선 대역에서도 별로서 행세할 수 있다면, 태양과 짝을 이뤄 하나의 쌍성계를 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랬을 경우 지구의 하늘에는 해가 둘이 있을 터이고, 밤은 아주 보기 힘든 희귀한 현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실상 우리 은하에는 이런 쌍성계가 흔하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곳에서는 밤이 없는 세상을 아주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여길 것입니다. 

목성의 구름 저 깊은 밑바닥에서 느끼게 되는 대기의 무게, 즉 기압은 지구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것입니다. 수소 원자들은 그렇게 높은 압력을 받으면 서로 짓눌려서 핵에 속박되어 있던 전자들이 핵에서 떨어져 나가 금속성의 액체 수소로 변합니다. 지구에서는 이 정도의 압력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지상 실험실에서 금속성의 액체 수소를 관측할 기회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목성 내부의 압력은 지구 표면 대기압의 300만 배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예상되는 수소의 유일한 존재 양식이 앞에서 이야기한 금속성의 액체 수소입니다. 그러므로 목성의 내부는 금속성의 액체 수소가 바다를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성의 내부 한복판에는 암석과 철로 된 핵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구처럼 생긴,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의 중심핵은 거대한 압력으로 옥죄는 두꺼운 가스층에 갇혀 그 모습을 영원히 드러내지 않을 것입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데, 이것은 목성 내부의 금속성 액체에 흐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류 때문일 것입니다. 이 전류는 자기장뿐 아니라 전자와 양성자로 구성된 목성 주변의 복사 벨트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장이 하전 입자를 붙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복사 벨트의 내부에서는 태양풍의 형태로 태양에서 방출된 하전 입자들이 목서의 자기장에 포획되어 가속 운동을 합니다. 이 복사 벨트는 목성의 구름층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며, 그 속에 있는 입자들은 목성의 남극과 북극 사이를 빠른 속도로 왕복합니다. 그러다가 목성 고공의 대기 분자와 충돌하면 운 좋게 벨트에서 빠져나오기도 합니다. 이오의 궤도는 목성과 매우 가까워서 이오는 하전 입자들의 복사 벨트를 가로지르며 움직입니다. 이때 하전 입자들이 폭포수 같이 쏟아지면서 전파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방출됩니다. 우리는 이오의 궤도상 위치에 따라서 목성의 전파 폭발과 관련된 에너지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의 이 예측은 지구 상의 일기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전파 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1950년대에 목성이 강력한 전파 방출원이라는 사실이 우연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과학자 버나드 버크와 케네스 프랭클린은 당시로서는 감도가 대단히 좋은 최신형 전파 망원경을 상요하여 우주 배경 복사를 검출할 목적으로 전파를 관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전파 신호가 우연히 잡혔습니다. 그 전파 신호의 특성은 그때까지 학계에 보고된 어떤 전파원과도 부합하지 않았으며 별, 성운, 은하, 여타 그 어떤 것과도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전파원이 천구상에서 멀리 있는 배경 천체들보다 더 빠르게 이동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전파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하여 그들은 우주 전파원 목록들을 다 뒤져 봤찌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하늘에 뭐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관측실 밖으로 나와서 육안으로 하늘을 쳐다보다가 문제의 전파원이 있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유난히 밝은 천체가 하나 보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목성이었습니다. 목성의 전파 방출은 이렇게 우연히 발견된다고 하는데요, 과학사에서의 발견은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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