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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정보/about 과학

천문학으로 부터 파생된 점성술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보면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사상이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껏  대체적으로 경험 법칙에 의존하던 과학의 영역을 신비주의와 미신이 치고 들어온 것입니다. 해와 별은 계절, 식량, 기후를 다스리고 달은 바다의 조수간만과 여러 동물의 생활 주기 그리고 인간의 월경 주기를 다스린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자손의 번성에 목말라하던 사람들은 월경의 주기성이 아주 중요한 관심사였을 것입니다. 하늘에 해, 달, 별, 말고 또 다른 종류의 천체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것들을 '떠돌아다니는 별'이라는 뜻에서 통틀어 행성(planet)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행성은 떠돌이 삶을 영위하던 유목민들에게는 특별한 정감과 친근감으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행성이라고 알고 있던 것은 모두 일곱 개였지만, 해와 달을 제외하면 다섯이 남게 되는데, 행성들은 우리에게 멀리 있는 별들이 이루는 고정된 별자리를 배경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러 달에 걸쳐 행성의 겉보기 운동을 관찰해 보면 이 별자리에 들어 있던 행성이 저 별자리로 이동하고 가끔은 느릿느릿 공중제비를 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하늘의 여러 천체들이 모두 인간의 삶에 심오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해와 달은 물론 별 또한 계절의 오고 감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행성들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점성술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현대 서구 세계에서는 점성술 관련 잡지를 어디서나 쉽게 사 볼 수 있습니다. 신문 판매대에 가면 점성술 관련 잡지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문학 관련 잡지를 찾기는 너무나도 힘들다고 합니다.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이 점성술 칼럼을 매일 연재하고 있지만, 천문학 칼럼을 연재하는 신문사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미국에서는 천문학자보다 점성술사가 10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점성술에 따르면 사람의 운명은 그가 태어날 때 어느 행성이 어느 별자리에 들어 있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수천 년 전부터 행성의 움직임이 국왕과 왕조와 제국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점성술사는 행성의 운동을 연구합니다. 예를 들자면 지난번에 금성이 염소자리에 들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나 본 후 잘 기억해 둡니다. 그러고 나서는 이번에도 그런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겠는가를 점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미묘한 일이 었는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아주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될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성술사는 국가의 통제를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식 점성술사가 아닌 사람이 함부로 하늘의 뜻을 읽는 일은 중죄로 다스리는 나라가 점차 많아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 체제를 전복시키려면 국왕의 몰락을 예언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황실 점성술사가 틀린 예언을 한 죄로 사형을 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 사건과 딱 맞아떨어지도록 사건이 벌어진 뒤에 아예 기록을 뜯어고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점성술은 관찰과 수학, 철저한 기록과 엉성한 생각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거짓말이 묘하게 뒤섞이는 가운데 발달되었습니다. 

개인 점성 사상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싹트기 시작하여, 약 2000년 전에 그리스와 로마 문화권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점성술의 역사가 얼마나 긴지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단어의 어원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재해를 뜻하는 disaster는 그리스 어로 나쁜 별 이란뜻이고, 유행성 감기를 뜻하는 influenza는 이탈리아 어로 별의 영향을 뜻하는 influence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정말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국가 단위의 점성술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개인의 운수를 가늠하는 점성술은 여전히 현재까지도 우리 가운데 횡행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일반적이고 아주 모호한 표현을 써서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성술사 그들은 서로 다른 내용의 말을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점성술도 따지고 보면 그 기원이 클라우디스 프톨레마이오스에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는 2세기에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일하던 대학자였습니다.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내려온 점성술 전통을 체계화한 사람이 바로 프톨레마이오스 인것이지요. 그가 저술한 점성술 책 '테트라비블로스'를 읽어 보면 이렇다고 합니다. "도성이 동쪽에 있을 때 태어난 아이들은 그 피부가 거무스름하고, 몸집이 제법 건장하고, 검은 머리 털에 고수머리이고, 가슴에 털이 많으며, 중간 정도의 눈과 어중간한 키에, 수기와 냉기가 과한 체질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사람의 언행이 행성과 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믿었을 뿐 아니라, 키, 얼굴, 색, 성격, 게다가 선척적인 장애도 별의 다스림을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오늘날의 점성술사들은 프톨레마이오스보다 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점성술사들은 프톨레마이오스와 달리 춘분점과 추분점의 세차 운동에 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한때 프톨레마이오스가 언급했던 대기의 굴절 현상도 그들은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 이후로 발견된 수많은 위성, 행성, 소행성, 혜성, 퀘이사, 펄서, 폭발 은하 등도 무시합니다. 천문학은 과학이며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보는 학문입니다. 점성술은 사이비 과학으로 확고한 근거 없이 여러 행성이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고 터무니 없는 말을 하며 주장하고 있지요. 어찌되었든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이 딱히 구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이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