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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정보/about 과학

생체리듬과 수면의 중요성

 

생체리듬

모든 생명체에는 생체시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생체 리듬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 시계에 의해 각성과 수면, 신진대사, 심장 박동, 혈압, 체온이 조절됩니다. 우리의 생물적 기능은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서캐디안 리듬에 따라 패턴이 정해져 있습니다. '서캐디안' 이라는 용어는 '대략 하루'를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생체 리듬안에 내장된 템포에 단 몇 시간이라도 차질이 생긴다면 우리의 몸은 그 즉시 좋지 않은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 예로 항공 여행을 한 여행자들은 종종 발열과 추위, 복통과 두통, 전신 혼미와 신경과민, 갑작스러운 에너지 분출과 그에 따른 피로감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포유동물의 생체시계는 뇌의 시교차상핵에 있습니다. 시교차상핵이란 체온, 체액, 전해질, 허기,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세포 다발입니다. 시교차상핵은 빛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망막과 연결되어 있어서 바깥이 어두우면 졸리게 만드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라고 신체에 명령합니다. 반대로 바깥이 밝으면 멜라토닌 생산을 억제합니다. 그러나 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느립니다. 그래서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점진적인 계절 변화는 쉽게 다룰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뇌가 시간대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진화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차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겨울이 되면 시교차상핵은 장기간의 어둠에 대한 반응으로 멜라토닌을 두 단계에 걸쳐 분비합니다. 첫 번째는 밤이 시작될 때 분비하고 두 번째는 밤이 끝날 때 분비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일어날 필요가 없는데도 한밤중에 깨기도 합니다. 어쨌든 전체적인 효과는 겨울에 잠을 잘 수 있는 밤 시간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날씨가 추워졌을 때 이불속에 더 오래 머물게 하려고 자연이 만들어낸 방법일 것입니다. 

시교차 상핵이 사고나 질병에 의해 손상되면 인간의 수면 각성 주기는 완전히 멈추게 됩니다. 그러나 시교차상핵이 건강하면 빛이 없을 때도 신체는 자유롭게 작동하는 리듬에 맞춰 계속 기능합니다. 동물과 인간은 중간에 방해받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잠을 자고 잠에서 깨기를 반복하지만 25시간 주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 사실로부터 과학자들은 시교차상핵이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전적으로 외부에서 얻은 단서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고 추정합니다. 

우리는 체온이 가장 낮은 이른 새벽에 잠을 가장 잘 잘 수 있습니다. 체온은 아침 6시와 8시 사이에 오르기 시작하고 체력과 통증을 견디는 힘은 오후에 가장 강합니다. 그리고 심장마비는 아침에 일어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수면

인간이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도록 의식을 잃고 누워서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도록 진화되었다는 점은 어찌 보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면은 음식이나 물, 주거지만큼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하룻밤 잠을 자지 않으면 우리는 몹시도 피곤함을 느끼고 짜증이 나기도 하며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기도 합니다. 이틀 밤을 잠자지 않으면 기억 상실과 집중력 저하가 일어나기도 하고요. 극단적으로 사흘 밤을 잠자지 않으면 정신 착란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음식을 한 달 이상 먹지 않고도 생존을 할 수는 있지만 잠을 계속 자지 않은 상태로는 2주일을 채 넘기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잠의 어떤 점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잠은 신체 근육과 기관을 회복시켜주고 생각을 정리하게 해 주며 기억 형성을 돕는 것으로 보입니다. 뇌파 활동을 측정하는 뇌전도 검사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은 단계적으로 일어납니다. 보통 깨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특정한 생각을 하지 않을 때 되는 대략 10 헤르츠, 즉 1초에 10번 주기로 진동하는 알파파를 생성합니다. 매우 집중할 때는 알파파보다 두 배 빠른 베타파가 나옵니다. 

수면의 1단계에 들어가면 알파파가 불규칙적으로 변해 리듬이 들쑥날쑥 해집니다. 이것은 가벼운 졸음 단계로 쉽게 깰 수 있습니다. 시간이 경과하면 뇌파는 더 길어지고 더 느려집니다. 40분 정도 지나면 3.5 헤르츠 미만으로 진동하는 델타파가 생성됩니다. 깊은 수면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이때 신체 근육이 스스로 재생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잠에서 깨기 매우 어렵습니다. 뇌파는 다시 빨라지기 시작해 40분 정도 지나면 알파파 단계로 바뀝니다. 그러나 잠에서 깨는 것이 아니라 렘수면 또는 급속 안구 운동 수면이라 불리는 단계로 들어갑니다.

렘수면 단계에서는 눈은 마치 움직이는 물체를 보는 것처럼 좌우로 빠르게 움직입니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도 바로 이 단계에서 입니다. 보통 성인은 하루 밤에 네다섯 차례 렘수면 단계를 겪는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기들은 밤 시간 수면의 절반 이상이 렘수면입니다. 

렘수면 단계에 있는 사람을 깨우면 대부분이 꿈을 꾸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렘수면을 방해하면 곧 섬망에 빠지는데 섬망은 신체 질환이나, 약물, 술 등으로 인해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의력 저하와 의식 수준 저하, 인지 기능 저하가 주로 나타나며 또한, 수면 각성 주기 이상으로 낮에 자고 밤에는 수면을 취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짧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글을 끝맺으려고 합니다. 소는 선 채로 잠을 잘 수 있지만 꿈은 누웠을 때만 꾼다고 하고요, 고래와 돌고래는 잠을 자면서 수영도 하고 호흡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을 잘 때는 좌우 뇌 중 한쪽씩 교대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