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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학파'의 사상

 

피타고라스학파

이오니아 사람들 대부분은 우주의 조화는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은 관측과 실험이라고 믿었습니다. 현대 과학에서도 관측과 실험이 연구 활동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피타고라스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달랐습니다. 그는 순수한 사고를 통해서 자연의 법칙을 추론해 낼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근본적으로 피타고라스학파는 실험 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수학자였으며 철두철미한 신비주의자였습니다. 약간은 지나친 혹평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은 피타고라스학파에 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새 종교를 창시했는데, 그것은 여혼의 이주성과 콩 섭취의 죄악성에 그 핵심 교의를 둔 일종의 밀의 종교였다. 그의 종교는 교단의 형태로 구체화되었다. 그 교인들이 여기저기 국가의 권력층에 끼어들었고, 드디어 성인들이 지배하는 정치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은 죄인은 콩 맛을 잊지 못하고 안달하다가 결구에는 교의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수학적 논증의 객관성 및 확실성에 매료돼 있었으며, 수학적 논증이야말로 인간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순수하고 더러움이 없는 최상의 인지 세계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 안에서는 직각삼각형의 변 조차도 단순한 수학적 관계에 순종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번잡한 일상생활과 크게 대비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학을 통해서 완벽한 현실, 즉 신의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겼고,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은 완벽한 세계의 단지 불완전한 투영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플라톤의 유명한 동굴의 우화를 보면, 죄수들은 지나가는 이의 그림자만 볼 수 있도록 동굴 안에 묶여 있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옆에 있는 복잡한 현실계를 알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림자를 자신이 속한 세계의 전부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실의 복잡한 실상을 그들은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플라톤에게, 그리고 나중에는 기독교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들은 상충하는 관점들의 자유로운 대결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모든 정통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와 같은 경직성 때문에 피타고라스학파는 자신들의 오류를 고쳐 나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모든 면이 동일한 정다각형으로 만들어진 삼차원적 구조물, 즉 정다면체에 특별히 매료돼 있었습니다. 여섯 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삼차원적 구조물, 즉 정다면체에 특별히 매료돼 있었습니다. 여섯 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정육면체가 정다면체의 가장 간단한 예입니다. 정다각형의 종류는 무한하지만, 정다면체는 오로지 다섯 가지만 가능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면이 정오각형으로 구성된 정십이면체에 관한 지식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들은 정십이면체를 코스모스의 신비와 연관시켰던 것입니다. 나머지 네 종류의 정다면체들을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구성하는 '4대 원소'로 여겼던 흙, 불, 공기, 물과 연관시켰으므로 정십이면체와 연관시킬 수 있는 대상이란 결국 하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십이면체에 관한 것은 일반인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로 간주했습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정수를 특별히 좋아했습니다. 그들은 다른 수들은 물론이고, 만물의 근원도 모두 정수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과 관련해 아주 곤란한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정사각형의 한 변에 대한 대각선의 길이의 비를 나타내는 2의 제곱근이 무리수로 판명됐던 것입니다. 아무리 큰 정수를 쓰더라고 √2는 두  정수의 비로는 정확하게 표시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2는 무리수라는 사실은 다름 아님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원래 무리수는 두 정수의 비로 표현될 수 없는 숫자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타고라스학파는 무리수를 모조의 위협적인 요소로 받아들였는데, 이것은 무리수의 존재가 그들 세계관의 불합리성과 오류를 암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불합리'라는 두 번째 뜻을 갖게 된 연유입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렇게 중요한 수학적 발견들을 외부와 공유하지 않았고, 2의 제곱근과 정십이면체에 관한 사실의 공표를 거부했습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이러한 발견은 외부 세계가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과학 대중화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 데요 그들은 과학의 신성한 지식은 소수 집단의 전유물이며, 대중이 함부로 손대어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구를 완벽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표면에 있는 모든 점들이 중심에서 같은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그 완벽성의 근거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원 또한 완전한 도형이었습니다. 그리고 피타고라스학파는 행성들도 원형의 궤도 위를 언제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행성이 궤도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빠르고 느리게 속력을 바꾸며 움직인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원형이 아닌 운동은 어딘가 결함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행성은 불완전한 지구와는 달리 완벽한 존재라고 믿었고 행성들에게는 비원형 궤도가 어쩐지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