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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원자'

 

눈으로 볼 수 없는 원자

애플파이를 만드는 데에는 밀가루, 사과, 설탕 조금, 옛 부터 내려오는 비법의 양념 조금 그리고 오븐의 열이 필요합니다. 파이의 재료는 거의 설탕과 물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분자는 다시 원자들로 구성됩니다. 탄소, 산소, 수소, 그 외의 원자들이 파이의 재료가 되는 분자들을 구성합니다. 그렇다면 이 원자라는 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별이 우주의 부엌인 셈이네요. 이 부엌 안에서 수소를 재료로 하여 온갖 종류의 무거운 원소라는 요리들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별은 주로 수소로 된 성간 기체와 소량의 성간 티끌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소는 대폭발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수소 원자는 거대한 폭발 속에서 태어났던 것입니다. 애플파이를 맨 처음부터 만들려면, 이렇게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애플파이 하나를 반으로 나눠봅시다. 한쪽을 다시 둘로 나누고 그것을 또 반으로 나눕니다. 이렇게 반씩 나누기를 계속한다고 했을 때 원자 알갱이에까지 이르려면 몇 번이나 나눠야 할까요? 정답은 약 90번이라고 합니다. 사실 원자란 것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조재입니다. 

1910년을 전후해서 45년 동안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행된 연구의 결과로 원자의 정체가 인류사상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 사용된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하나의 원자를 향해 다른 원자들을 쏘아 충돌시켰을 때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 나가는가를 조사하여, 표적 원자의 내부 구조를 미루어 알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대개 원자의 외곽부는 전자의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전자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하를 띠는데, 우리는 전자의 전하를 음전하로 부르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전자가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면 황금의 번쩍이는 광채, 철의 차가운 느낌, 탄소로 이루어진 금강석의 단단한 결정 구조 등을 전자들이 좌우합니다. 원자의 저 깊숙한 내부, 전자구름 속 깊숙한 곳에는 핵이 숨어 있습니다. 핵은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들과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들로 구성됩니다. 원자는 매우 작습니다. 원자 1억 개를 일렬로 늘어놓아 봤자,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가 겨우 새끼손톱 끝만 합니다. 원자의 핵은 원자 전체의 겨우 10만 분의 1 정도입니다. 원자핵이 발견되기 어려웠던 이유가 이렇게 작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의 질량은 거의 전적으로 이 조그마한 핵에 모여 있습니다. 전자는 그저 떠돌아다니기만 하는 솜털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자는 속이 텅 빈 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따지고 보니 물질이란 것도 실은 속이 텅 빈 쭉정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 인간도 원자로 만들어져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입니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나의 팔꿈치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책상 침대 의자 등 모든 것이 원자로 되어 있습니다. 원자가 그렇게 작은 존재이고 게다가 속까지 그렇게 엉성하게 비어 있으며, 원자핵은 원자보다 더더욱 작기만 한데, 의자는 사람의 무거운 몸을 어떻게 지탱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서 에딩턴'이라는 교수는 이러한 질문을 전자의 구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 팔꿈치에 있는 원자의 외곽부는 음전하를 띠고 있습니다. 책상을 구성하는 원자도 이 점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음전하들은 서로를 밀칩니다. 사람의 팔꿈치가 책상을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갈 수 없는 이유는 음전하들 사이에 생기는 강력한 척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자들의 척력 덕분에 우리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꾸려 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원자의 미시적 구조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전하만 사라져 버리면 모든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먼지 부스러기가 되는 것입니다. 전기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우주의 그 어떤 구조물도 그대로 남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으로 만들어진 구름들 그리고 중력으로 엉겨 붙은 소립자의 덩어리들만이 있는 무형의 우주가 우리의 세상일 것입니다. 

애플파이 자르기를 원자보다 더 작은 세계로 계속해 가다 보면 무한소의 문제와 씨름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더 작은 것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큰 세계로 생각의 방향을 바꿔 보자면, 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무한대의 문제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제는 끊임없이 더 큰 구조물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무한 문제는, 발을 수없이 구르면서도 멀리는 가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와 같습니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두 개의 거울 사이에 서 있다고 합시다. 이발소에서 이러한 상황에 종종 놓이게 되는데, 이발소 의자에 앉으면 자신의 모습이 양쪽 거울에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빛의 반사가 무한 회귀의 딜레마로 우리를 밀어 넣은 것입니다. 실제로 내 얼굴이 무한히 계속해서 나타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거울이 완벽한 평면이 아니며 또 두 거울을 완전히 평행하게 세워 둘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거울 사이에 앉아 있는 나 자신도 무한개의 거울상을 만드는 데 하나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비록 이 모든 조건들이 완벽하게 구현됐다고 하더라고, 빛의 속도가 유한하므로 무한개의 거울상은 결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무한대란 그 어떤 수보다 더 큰 수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