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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정보/about 과학

천문학에서 유용하게 이용하는 '전파대역'

금성에는 생물이 없는 것이 밝혀졌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금성의 정체에 대한 최초의 단서는 유리 덩어리로 만들어진 프리즘이나 평면 유리에 가는 줄을 균일한 간격으로 그려 넣은 회절격자의 덕분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백색광이 슬릿의 좁은 틈을 지나서 프리즘을 통과하거나 회절격자 면을 비스듬히 비추게 되면 무지개 색깔의 띠가 펼쳐지는데, 이 띠를 분광 스펙트럼 또는 그냥 줄여서 스펙트럼이라고 합니다. 가시광선 대역의 분광 스펙트럼은 주파수가 높은 빛에서 낮은 것의 순으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펼쳐집니다. 빛과  골과 마루로 연결되는 파동으로 주파수란 정해진 위치를 단위 시간에 통과하는 골이나 마루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빛을 감지할 수 있는 , 망막의 한 지점을 단위 시간 동안에, 즉 1초 동안에 파동의 골이나 마루가 몇 개나 지나가느냐에 따라 그 빛의 주파수가 결정됩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큰 빛인 것이지요. 

이 색깔의 빛이 우리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것을 가시광선 대역의 스펙트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빛의 주파수 대역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보다 보지 못하는 부분이 더 넓다고 합니다. 보라색 너머, 주파수가 높은 쪽의 스펙트럼 부분을 우리는 자외선 대역이라고 하는데 자외선도 아무 나무랄 데 없는 완전한 빛입니다. 하지만 미생물에게는 죽음을 가져다줍니다.

자외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호박벌과 광전 소자는 자외선을 능히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 이상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빛은 우리 눈이 감지할 수 있는 부분보다 훨씬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존재합니다. 자외선 너머의 스펙트럼은 엑스선이고 그 너머에는 감마선 영역이 있습니다. 또 낮은 주파수 쪽으로 가면 빨간색 너머의 적외선 대역이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빨간색 너머는 어둠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열에 민감한 온도계를 놓으면 눈금이 올라갑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적외선이 처음 발견됐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온도계 내부의 수은을 팽창시킬 수 있는 열기를 가진 빛이 분명 거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불순물이 적절히 첨가된 반도체나 방울뱀은 적외선을 아주 잘 감지합니다.

적외선 너머의 넓은 주파수 대역을 우리는 전파 대역이라고 부릅니다. 감마선에서 전파 대역까지 모두 다 당당한 빛입니다. 천문학에서 이 모두를 다 유용하게 이용하지만 눈의 한계로 인해 인간은 가시광선이라고 하는 아주 좁은 띠 모양의 무지개를 보면 살아갑니다. 

1844년 철학자 오귀스트 콩트는 영원히 미지로 남겨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식의 예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는 별과 행성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자신이 찾던 완벽한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별에 직접 가서 볼 수도 엇고 시료를 채취할 수도 없으니 별의 구성 성분을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콩트가 죽은 지 겨우 3년 후에 스펙트럼으로부터 화학 성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서로 다른 화학 성분의 물질은 서로 다른 주파수 또는 다른 색깔의 빛을 흡수합니다. 따라서 분자나 원소의 종류에 따라 흡수하는 빛의 주파수 또는 파장이 각기 다릅니다. 흡수하는 빛의 주파수는 감마선에서 전파 대역까지 스펙트럼 어디에도 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광선의 스펙트럼에 하나의 어두운 선이 나타났다고 가정한다면 해당 주파수의 빛으로는 슬릭의 이미지를 만들 수 없었다는 뜻이고, 이것은 바로 그 주파수에 해당하는 태양 광선이 슬릿에 닿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태양 광선이 지구 대기를 거쳐 오는 동안에 특정 주파수의 빛만 선택적으로 흡수된 것입니다. 지구 대기를 구성하는 특정 성분의 분자나 원소가 바로 그 주파수의 빛을 흡수했을 것입니다. 어떤 물질이든 그 물질 고유의 분광학적 특성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지구에서 무려 6000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금성 대기의 화학 조성도 여기 지구에 그대로 앉아서 식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태양의 구성 성분을 점칠 수 있고, 자기장이 강력한 A형 별의 대기에 유로퓸이라는 원소가 특별히 많다는 사실도 귀신같이 알아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별만이 아닙니다. 별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 있는 은하들도 분광 분석의 대상이 됩니다. 수천억 개의 별들이 내놓는 빛의 무지개에서도 우리는 은하의 화학 조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금성이 물로 가득하다면 스펙트럼에서 수증기 때문에 생긴 흡수선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1920년경 윌슨 산 천문대에서 최초로 시도된 금성의 분광 관측에서는 금성 대기의 구름에 수증기가 많다는 단서나 흔적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금성의 표면이 건조한 사막으로서 규산염 성분의 미세한 고체 티끌들만이 낮게 떠다닐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연구를 통해서 금성 대기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 발견을 행성의 모든 수분이 탄화수소들과 결합하여 이산화탄소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렇다면 금성의 표면은 하나의 거대한 유전 혹은 행성 크기의 석유 바다여야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대기가 너무 차가워서 수증기가 모두 물방울로 응결되었고 물방울은 수증기와 다른 형태의 스펙트럼을 보이기 때문에 금성의 대기에 수증기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이 행성이 완전히 물로 덮여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버해협의 해안 절벽처럼 석회암으로 덮인 섬들이 간간이 있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기 중에 있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 때문에 바다는 평범한 물이 아닐 것입니다. 물리 화학적으로 탄산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금성에 거대한 탄산수의 바다가 있다는 가설을 제안했습니다. 

결론은 금성의 실제 상황을 알려준 최초의 단서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대역의 스펙트럼에서가 아니라 전파 대역에서 얻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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