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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되는 정보/about 과학

구름을 형성하는 '혜성'

현대의 행성 과학자들은 혜성과 행성의 충돌이 행성의 대기 조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화성 대기에 존재하는 물은 최근에 작은 혜성 하나가 화성과 충돌했다면 모두 설명될 수 있는 양입니다. 뉴턴은 혜성 꼬리 부분의 물질들이 행성 간 공간으로 흩어진 다음 인력의 영향으로 근처 행성에 조금씩 끌려가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지구의 물도 서서히 소실되는 종이라고 믿었습니다. 

"지구의 물은 외부로부터의 공급이 없다면 식물의 생장과 물질의 부패 그리고 마른 대지에 스며드는 것들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결국 바닥이 나고 말 것이다." -뉴턴

뉴턴은 지구의 바다가 혜성으로부터 기원했다고 믿은 듯합니다. 그는 생명 현상이 가능한 것도 오로지 혜성의 물질이 우리 행성에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뉴턴은 신비로운 몽상 속에서 이렇게 남겼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나의 소견을 말할 것 같으면 인간의 영혼도 따지고 보면 주로 혜성에서 왔다. 영혼은 우리의 숨결 중에 지극히 적은 부분이지만 가장 미묘하고 유용한 요체이다. 우리 가운데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영혼이기 때문이다."-뉴턴

천문학자 윌리엄 허긴스는 이미 1868년에 혜성의 스펙트럼과 천연가스나 에틸렌 계열 기체의 스펙트럼이 몇 가지 측면에서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허긴스는 유기 물질을 혜성에서 발견했고 후년에는 시안, 즉 탄소 원자와 질소 원자로 이루어져 청산가리 같은 시안화물을 형성하는 분자 조각 CN을 혜성의 꼬리에서 발견했습니다. 1910년 지구가 헬리 혜성의 꼬리 부분을 관통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 때문에 크게 겁을 먹었습니다. 그들은 혜성 꼬리의 CN성분이 말도 못 할 정도로 희박하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혜성의 꼬리에 들어 있는 독으로 인한 실질적인 위험도는 1910년 당시 대도시에서 만들어지던 공해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놓지 못했습니다. 1910년에는 지구 멸망의 날이 오기 전에 즐겁게 한판 놀아 보자는 파티가 도터에서 열렸습니다. 수단 좋은 장사꾼들은 혜성을 이기는 알약과 방독 마스크를 팔았습니다. 그렇지만 방독 마스크는 으스스하게도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쟁터를 예감케 하는 듯했습니다. 

행성들은 태양 주위의 타원 궤도를 따라 운동하지만 그 궤도의 모양이 아주 찌그러진 타원은 아닙니다. 언뜻 보기에는 그리고 웬만한 어림 직작으로는 원 궤도와 구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원에 가까운 타원입니다. 그것에 비해 혜성은 정말 보란 듯이 길쭉한 타원형의 궤도를 그리며 돕니다. 어째서 행성들은 거의 원형 궤도를, 그것도 이웃 행성들과 갈라선 듯 따로따로 멀리 떨어진 원 궤도를 도는 걸까요? 그런데 혜성은 어떤 연유에서 길쭉한 타원을 그릴 수 있는 건가요. 그것은 행성들이 태양계의 선임인 반면에, 혜성은 신참내기들이기 때문입니다. 행성들이 아주 찌그러진 모양의 타원 궤도를 따라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충돌하게 될 것입니다. 태양계의 형성 초기에는 생성 중이던 행성들이 꽤 많았을 것입니다. 그것들 중에서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고 서로 엇갈리는 궤도를 돌던 행성들은 충돌하여 붕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에 원형 궤도를 돌던 원시 행성들은 살아남아 점점 크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행성들은 충돌이라는 자연선택의 과정에서 살아남은 것들입니다. 초기의 파국적 충돌은 모두 이겨내고 이제 우리 태양계는 종년의 안정기에 들어선 것입니다. 

태양계의 외곽, 행성계 너머 어두컴컴한 저편에는 수조 개에 이르는 혜성의 핵들이 둥글게 원 궤도를 이루고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구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을 '오 오트의 혜성 핵구름'이라고 부릅니다. 구름을 형성하는 혜성의 핵 하나하나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자동차 경기장에서 달리는 경주용 자동차보다 결코 빠르지 않은 속력으로 태양 주위를 공전합니다. 이것은 다른 행성에 비하면 아주 '느린' 속력입니다. 혜성 핵의 대부분은 지름이 1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눈 덩어리로서 사람이 굴릴 수 있다면 대굴대굴 굴러갈 수 있을 정도로 구에 가까운 형성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혜성들은 명왕성의 궤도가 그리는 경계선을 뚫고 그 안으로 넘어 들어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씩 태양계의 외곽을 지나는 별의 중력이 혜성이 느끼던 인력에 변화를 주어, 혜성 구름에 요란을 일으키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혜성의 핵이 대단히 길쭉한 타원형의 궤도를 타고 태양을 향해 돌진하게 됩니다. 도중에 목성이나 토성의 인력을 받으면  그 궤도의 모양과 방향이 또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일은 평균 10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납니다. 목성과 화성 궤도 중간쯤에 이르면 혜성의 핵은 태양의 열을 받아 증발하기 시작합니다. 태양의 대기에서 뿜어져 나온 물질의 흐름을 우리는 태양풍이라고 하는데, 태양풍 때문에 먼지 조각과 얼음이 혜성 핵의 뒤편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혜성의 꼬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목성의 지름이 1미터라면 혜성은 티끌보다 작습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성장한 혜성의 꼬리는 행성과 행성 사이를 이을 만큼 깁니다. 혜성이 지구 가까이에 이르러 마침내 지구인들의 눈에 띄기 시작하면 지구에서는 온갖 얼토당토않은 미신들이 난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곧 지구인들도 혜성이 지구 대기 중에 있지 않고, 더 바깥쪽 행성들 사이에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는 혜성의 궤도를 계산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작은 우주선을 쏘아 올려 별나라에서 우리를 찾아온 희귀한 방문객을 탐사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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